전쟁의 영향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벌이는 동안 영국 내부에서는 국가 질서에 조금이라도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탄압이 가해졌다. 공공집회 금지, 인신 보호법 일시 정지등의 조치와 함께 온건한 정치개혁자들에게 조차도 대역죄가 씌워졌다. 1793년부터 1794년까지의 피트의 공포정치는 치안판사 산업자본가, 그리고 애국단체들의 지방활동에 힘입어 무수한 급진단체를 분쇄하였다. 1815년 나폴레옹이 워털루에서 패배한 후, 전 유럽은 반동적 전제정치를 경험하게 되었다.
전쟁 후 영국은 제대군인의 실업, 전시부채의 변제, 전시 상품 수요격감에 따라 최초의 현대적 불경기를 맞이 하였다. 또 신식 기계의 도입에 따라 실업자가 양산되는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긴장을 겪었다. 1815년 곡물에 대한 보조금 지불을 약속하는 곡물법이 통과되어 지주와 토지를 경작하는 노동 계층의 불만을 간신히 틀어막기는 하였으나 불만에 샇인 노동자들의 시위는 도시지역에서 계속적으로 일어났다. 노동자들은 토표권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의 의사표현 수단은 청원, 항의집회, 소요, 단식 등이 고작이었는데, 이것은 다시 지배계급의 억압적인 조치를 강화시키는 결과만을 낳았다. 1819년 맨체스터에서 대규모이기는 하지만 평화로운 집회를 갖고있던 시위대에 군인들이 공격함으로써 발생한 피털루 대학살 사건은 이 시기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1825년 리버풀 내각은 피털루 대학살 직후 제정된, 집회와 언론을 규제하는 6개 법률과 반 노동조합법들을 폐지하고 1826년과 1829년에는 각각 스코틀랜드와 카톨리에 대한 정책을 보다 유연한 정책으로 선회하는 등 유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는 했으나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보수적이었다. 1832년 부패선거구를 정비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타결되어 의석이 신흥 산업도시에 재분배되고 투표권이 확장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중산층의 절반, 거의 모든 노동계급, 그리고 모든 여성에게는 투표권이 돌아가지못했다. 개혁의 열매를 얻기까지는 고된투쟁 , 지루한 씨름이 이어져야했다.
급진주의, 보수주의, 그리고 복음주의
전쟁과 불황을 겪으면서 영국에서는 정치적 이념들이 급진적 이념과 보수적 이념으로 양극화되었다. 1760년대의 윌크스와 자유운동에의해 시작되었던 헌정체제에 대한 공격과 정치적 개혁에 대한 열망은 1780년대 이후 급진주의자들에 의해 보다더 과감히 표출 되었다.또 1770년대와 1780년대의 미국 독립과 프랑스 혁명은 급진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 모두를 크게 고무시켰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초기 단계의 프랑스 혁명의 즉각적 결과에 대해 가장 설득력있게 반론을 제기한 사람이 에드먼드 버크였다. 그는 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 에서 과거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명예혁명을 옹호하는 한편, 프랑스 혁명의 파괴를 비판하고 진보, 평등, 자유등의 다른 가치보다 질서를 우위에 두는 보수주의적 사고를 보여주었다. 이책에 자극을 받은 탐 페인은 The Right of Man 에서 버크의 보수주의 이론을 반박하면서 전통이 아니라 이성이 사회와 헌법의 기초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민중혁명에 대한 민주공화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급진적 주장을 폄으로써 많은 독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으나, 그의책은 20만권이나 팔리는 등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한편 윌리엄 워즈워드, 퍼시 비쉬 셸리와 같은 시인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 책은 윌리엄 가드윈의 Inquiry Concerning Political Justice였다. 가드윈은 정치와 사회의 모든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순수한 이성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고, 사회는 필연적으로 진화하여 마지막 단계에 가면 모든 재산이 공정하게 분배되고 모든 정부가 소멸하게 되리라고 예언하였다.
한편 이시기에 일반 민중들의 삶에 파고 들어가 영향을 끼친 운동으로는 복음주의를 들 수 있다. 복음주의 운동은 사회안정과 기존 질설르 옹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복음주의는 원래 대중적이고 전통적인 고교회파에 그 기원을 두고있다. 18세기 영국사회에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던 방탕함, 경박성, 부패가 이 운동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데 옥스퍼드 출신의 존 웨슬리는 국교회의 냉담함과 형식 우선주의에 반기를 들고 종교적 갱신운동을 시작하였다. 생전에 4만회가 넘는 옥외 설교, 평신도들에 대한 설교 등으로 대중에게 접근하여 종교적 열성을 불러 일으켰던 웨슬리가 죽은 후 그의 추종자들은 국교회를 떠나서 감리교를 창설하였고, 사회의 위계구조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깨달아야한다는 그의 가르침은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느 순종적 노동력을 창출하는데 기여하였다. 웨슬리의 종교적 열정에 의해 고무된 복음주의자들은 자선사업을 벌이고 주일학교 교육의 확충을 통해 가난한 대중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였으며, 노예무역을 폐지하고 노예제를 폐지하는데 큰역할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