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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국문학의 드라마

드라마

현대 희곡은 뚜력하게 정리될 수 있는 어떤 유파나 주도적 흐름을 발견하기 어렵게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먼저 영국 쪽을 살펴보면 오스카 와일드에서 시작한 위트있고 재기발랄한 희극의 뒤를 이은 작가로는 버나드 쇼가 있다. 그는 후기 빅토리아인의 반빅토리아주의를 표방했는데 그의 토론극에서 보이는 언어적이고 지적인 재기는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 시기의 다양한 문학적 성과는 아일랜드 문예운동의 일환으로 1899년 창설된 아일랜드문예극장에서 발견된다. 후에 애비극장으로 불리게 되는 이곳에서 상연된 대부분의 극들이 일시적인 흥미에 그칠 뿐인 것들이었으나 아일랜드 시골사람들의 언어와 상상을 이용한 J.M. 싱이나 극의 배경으로 내란을 사용한 션 오케이시, 그리고 옛 아일랜드 전설에서 따온 주제를 상징적으로 이용한 예이츠의 극들은 주목할만한 것들이다. 한편 시인으로 보다 잘 알려진 T.S. 엘리엇은 Murder in the Cathedral이라는 극으로 제식적 시극의 부활을 시도하여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20세기 전반기의 희곡은 같은 시기의 소설이나 시의 발전에 비해 덜 혁명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문학적 혁신이 주로 일어나는 분야가 된다. 본고의 시대적 범위를 넘어서는 시기에 발표되었기에 본고에서 자세히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20세기 후반의 희곡작가들 중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는 새뮤얼 베켓, 해럴드 핀터 등을 들 수 있다.

 

산문

이전 시기의 산문이 시나 소설, 드라마와 같은 장르들의 위세에 눌려 지내는 주변적인 장르였다면 20세기는 산문의 시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평의 시대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그 분량과 영향력, 그리고 성찰의 깊이와 엄밀성이 커진 시기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의 비평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영문학이 대학의 정식 과목으로 채택되면서 비평을 남의 책에 대한 점잖은 한담, 혹은 교양있는 지성인들의 재기있는 언급정도로 보려는 옛 견해는 거부되었고, 또 시인은 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는 엘리엇의 견해에 동의했던 비평가들은 문학에 대한 자전적이고 영탄적인 반응을 의심하게 되었다. 판별력을 주장하는 아놀드의 견해는 정밀성과 복합성을 주장하는 흄, 엘리엇의 생각과 결합하여 문학작품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분석적 비평에 대한 요구로 발전했다. 최성의 것을 판별할 것을 요구하면서 비평 잡지 Scrutiny를 발간했던 F.R. 리비스는 이러한 경향을 대표하는 비평가로서 그의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종교가 아니라 문학이 인간의 정신적 활력의 원천이며 문명의 주체이기에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한편 각기 다른 종류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낱말들이 작용하는 각기 다른 방식에 관심을 가졌던 I.A. 리차즈의 실제 비평이나, 전기적 접근방법을 배격하면서 작품의 구조와 이미저리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강조했던 신비평과 같은 비평양식은 20세기 후반기의 문학비평의 대확장기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이시기의 비평의 또 다른 주목할만한 특징은 심리학, 인류학 등 인접학문이 문학분석의 도구로서 적극적으로 수용되었다는 점이다. 이것 역시 20세기 후반 비평의 확장의 전초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